판교 이보재

김동희_건축사사무소 케이디디에이치(KDDH) 대표

요즈음 문득 건축하는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무엇 때문에 건축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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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개요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대지면적 : 232㎡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13.95㎡
연면적 : 200.68㎡
주차대수 : 3대
구조 : 경골목구조
주요마감 : 스타코, 칼라강판

한 가정의 삶을 행복하게 바꿀 수 있다면 당연히 건축사가 해야 할 몫 중에 가장 큰 역할인 것 같다. 대부분의 가정들은 집을 이사하는 것에 일단 110%의 피로도를 가진다. 하물며 집을 짓는다는 것은 아마 200%이상의 결단 결정의 고뇌가 수십 번을 교차하면서 끝내 마지못한 생각과 필연성에 밀려 집을 짓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다양한 이유에서 이사를 결정하겠지만 특히 젊은 층의 건축주는 대부분 아이들의 문제로 집을 짓게 된다. 이보재 심재한씨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아파트는 규격화된 공간에서 창의성은 고사하고 층간소음의 문제와 가족들 간의 피할 수 없는 대면의 공간이 가장 큰 부담일 것이다. 수평의 일차원 공간에서 감정적으로 서로 마주치는 가족들의 얼굴에는 보이는 족족 잔소리가 직선적으로 전달되고 수동적으로 받아 들여 진다. 그리고 좀 피하고 싶어도 쉽게 피할 공간조차도 없다. 다시 말하면 숨을 공간은 있어도 피할 공간은 없는 것이다. 아빠의 잔소리가 방문을 닫는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어른의 입장에서도 잠시 참으면 되지 하면서도 눈앞에 보이는 잘잘못에는 성질이 죽어나질 않는다. 그저 아쉽고 억센 말이 나갈 뿐이다. 같은 또래를 키우고 있는 나의 집에서도 똑같은 현상은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설탕을 먹고 단맛을 느끼는 것과 소금을 먹고 짠 맛을 느끼는 것과 같은 원리 인데 즉, 좋은 공간에서는 좋은 삶이 이루어 질 것이고 음습하고 어두운 공간에서는 당연히 성질이 주인 인양 성질이 살아나는 삶이 이루어진다. 너무나 쉬운 원리이지만 이를 인지 못하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고 이를 알아 차렸다 하더라도 경제적인 사정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부적절한 공간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 것이다.

거실과 주방

거실과 주방

이런 측면에서 이보재 심재한씨 부부의 결단은 빨랐고 집짓기를 마무리하기까지의 행적은 과히 놀라울 만큼 다양한 자료의 준비와 특별한 믿음이 필요했던 과정들이었다.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당연한 부적절한 스토리를 그대로 간직한 심재한씨 가족은 경제적인 면을 고려한 듀플렉스하우스를 우선 생각하게 된다. 한 채는 임대용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가족들의 관계가 부적절하게 성질이 변해가는 것이 콘크리트 사각박스라고 단정 지었으므로 목구조(경골목구조)의 주택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맞벌이 하는 부부의 출퇴근의 중심이 되는 분당 판교에 집터는 마련된다.

이런 모든 복잡한 심정의 중심은 가족이고 그러므로 집을 설계함에 있어 모든 것이 가족에 초점이 맞추어 진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의 필요성과 부부와 아이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소통할 수 있는 공간구조를 요구한다. 그 요구에는 시각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미끄럼틀이 있고 가족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가족실이 필요했다. 집이 구조적으로 소통 할 수 있기 위해서 중앙이 비어 있는 단면으로는 반층씩 단이진 스킵플로어 형태의 집이 요구되었다.

결론적으로 가족구성원이 서로서로 교감하고 소통이 가능한 공간구현이 이보재 설계에서 가장 기본 개념이 되었던 것이다. 당연히 집의 기본 구조는 목재(경골 목구조)다.

이보재를 설계함에 있어 공간 구성을 편의상 크게 수직 수평으로 구분시켜 생각해 볼 수 있다. 수평적으로는 아파트에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평적 단순 배열에서 오는 단절감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방으로 숨으면 감정의 단절을 완전히 봉쇄 했던 아파트에서의 기본 생각을 버리고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숨어도 숨은 것 같지 않고 보여도 크게 직설적인 감정 전달이 덜 되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천정높이가 1.5개 층(약4m)의 개방감 있는 거실을 중심으로 주방, 가족실의 열린 공간이 개방적인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졌다. 일단 가족실과 거실은 천정까지 높이로 된 3개의 여닫이문을 설치하여 공간의 확장성을 가능하게 했다. 높은 거실 천정은 개방적인 심리를 기본적으로 가져다주는 넓고 시원한 공간감을 준다. 혹여 생길 수 있는 비휴먼스케일에서 오는 심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거실 상부에 나무보를 설치하고 칼라유리블럭을 통해 빨강 파랑 노랑의 칼라 빛을 거실 내부로 끌어 들여 단순하기 쉬운 높은 천정의 단점들을 보완하기도 하고 감성적인 공간으로 변화 시켰다. 당연히 아름다운 공간의 감흥들이 자라는 아이들의 감성을 조금씩 자극하리라 기대한다.

수직적으로는 소통할 수 있는 공간구조이다. 기존의 아파트에서는 당연히 상상도 못할 입체적인 공간구성이 된다. 일층에서는 다락방에서 장난을 한다고 밥을 거르는 아이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의 소통과 교감을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부는 이 공간에 대해서는 절대 포기 못한다 했다. 당연히 나도 좋아하는 공간인데 하면서 거실을 슬쩍 반개층을 들어 올리고 각층의 중심에 있는 계단실의 사이가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추후 건물 앞으로 들어설 집에 이보재가 가려서 어두워 질 집의 내부를 미리 고려해서 천창도 설치했다. 이 집은 가족들이 소통하기도 좋지만 빛은 사방에서 중심을 향해 들어와서 집안 중심부 까지 항상 밝아져서 심리적으로도 좋다. 이런 공간은 저절로 사람의 심리를 편안하게 한다.

수직 수평적으로 다양한 공간 구성과 열리고 닫힘이 자유로운 공간이 만들어지고 항상 서로를 느낄 수 있으면서 자신의 재미를 찾는 공간이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 질 수 있는 공간구성이 된다. 그러므로 각 방들은 당연히 창의 구성이 다양하고 다양성의 추구는 이집의 디테일한 컨셉 중 하나다. 어느 하나도 똑같은 공간구성과 마감이 없다. 건축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건축사와 시공사의 의견을 존중했다. 그래서 계획설계를 마치고 실시설계가 체 마무리도 되기 전에 가족이 파리로 약 1년간 이주를 한다. 그러므로 건축허가신청부터 준공을 위한 사용승인접수까지 다 맡기고 갔다. 그 사이는 모든 결정과 조율은 SNS(카카오톡 이하 카톡)로 작업을 했다. 카톡으로 하기 어려운 것들은 그림을 그려서 사진으로 전송하고 그것도 모자라는 것은 음성녹음해서 카톡으로 보내기도 한다.

심재한씨 부부는 모든 집짓기의 방향이 가족구성원을 위한 것이니 하나부터 열까지 가족들이 결정하고 제안된다. 심지어 아이들 방은 아이들이 직접 벽지색상과 가구배치도 그려서 반영했다.  해외에 나간 건축주와 카톡으로 의사를 주고받는 것은 한계점을 가진다. 오히려 건축사와 시공자에게 시원하게 믿고 맡겼던 심재한씨의 마음이 더 편했을 지도 모른다. 가진 것을 지키기위해 온간 노력을 하다가 놓치는 것이 많은 것 보다 믿고 맡겨서 더 큰 행복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건축사와 시공자는 혹시나 준공 후 집에 도착해서 실망이라도 할까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다가 결론을 못 내리면 카톡을 하게 됐다.

외벽은 스타코에 지붕은 칼라강판으로 단순하게 정리 했다. 건물 전체 덩어리는 단순한 외장에 반해 한두 번의 꿈틀거림을 시도했지만 최대의 건폐율과 주차대수 확보의 한계성과 북쪽 도로사선과 남쪽 일조건 사선으로 형태가 저절로 정리된 샘이다.  내부에서 각 방들의 창호들이 서로 다르게 배열되면서 외부 입면에서 창들은 자유로운 리듬을 거스르지 않게 배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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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1층 바닥 타일마감으로 아이들이 일층바닥에 누워서 작업 하는 것을 막고 입식 생활을 유도 했다. 벽면도 회벽페인트 마감으로 조심스럽게 사용하지 않으면 옷에 묻기 십상이다. 얼핏 생각하면 참 힘든 공간이겠다 생각해도 일층 전체가 입식 생활이므로 불편함은 그다지 없을 것 같다. 입식인 1층은 순수한 공용공간이 된다. 2층은 아이들의 방과 부부의 방으로 구성되고, 다락방은 시각적으로 물리적으로 마음을 편히 할 수 있는 공간이자 가족이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한 가족이 평생을 두고 사용해야 하는 맞춤 상품인 집은 두고두고 사용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고 가족구성원들의 요구사항들이 잘 반영되어 행복한 삶의 초석이 될 수 있으면 건축사는 더더욱 보람을 느끼게 된다. 이런 바탕에는 경골목구조주택이 가지는 장점들이 밑바탕에 많은 도움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사진제공: 송정근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