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든 거대한 잎사귀 반두센식물원방문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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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나라 캐나다에는 밴프, 스탠리파크, 퀸엘리자베 스파크 등 세계인들이 찾는 유명 공원이 즐비하다. 특히, 벤쿠버시 퀸엘리자베스 공원 안에 자리한 반두센 식물원(VanDusen botanical gardens)은 근사한 방문자 센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지난 7월 초순, 반두 센 방문자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정원 순례에 나선 사 람들의 출입으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캐나다 밴쿠버를 대표하는 공립식물원 반두센.

그 입구에서 제일 먼저 사람들을 반기는 방문자센터는 밴쿠버시의 새 명물이다. 지난해 8월30일 완공된 이 건물에는 밴쿠버를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시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신축된 방문자센터는 기존 자연과의 융화와 미래세대와의 공생을 꾀하면서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방문자센터의 외관은 첫 눈에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거대한 꽃 잎사귀가 대지 위로 미끄러지듯 펼쳐진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로운 마음이 들게 한다. 지붕은 건물을 두르고 있는 키 낮은 담장 위에 살포시 얹혀 있다. 흙과 콘크리트를 층층이 다져 만든 담장은 땅속 퇴적층을 연상케 한다.

잎사귀처럼 생긴 지붕 끝을 높이 들어 올린 입구를 거쳐 건물 속으로 총총히 들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인상적인 풍경을 만든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식물원과 자연에 대한 의식을 고조시키는 관문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물의 잎사귀 아래 들어온 것처럼 아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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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두센 방문자센터의 지붕모습. 아트리움이 있는 로비의 모습. 둥근 알루미늄판이 데워지면서 더운공기가 위로 올라간다. 두툼한 콘크리 트담 위로 녹화된 지붕이 펼쳐진다. 지붕 한가운데 볼록한 곳은 구 멍을 뚫고 천장을 설치한 아트리움이다.

잎사귀 지붕은 초록 풀이 점령하고 있다. 인위적이지 않은 지붕은 주변 식물원의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며 돋보이는 경관을 만들어낸다. 식물원을 거닐다 마주하게 되는 방문자센터는 자연 속에 던져놓은 오브제 같은 모습이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지붕 녹화는 건물에 모자를 씌어주는 일이다. 여름의 직사광선을 가두어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겨울엔 찬 공기를 막아 실내의 따뜻한 공기를 지켜주므로. 실내로 들어서자 길게 늘어진 식물의 잎사귀 아래 들어온 느낌이다. 마치 자연 속에 몸을 담은 느낌처럼 아늑하다. 공장에서 제작한 나무 패널 70여개를 현장에 싣고 와 이어 붙여 완성했다는 나무 지붕 때문일 것이다. 물결치듯 흐르는 곡선의 나무지붕은 따스함과 활력을 동시에 뿜어낸다. 자연채광이 주는 쾌적함도 이유가 된다. 지붕을 제외한 모든 벽을 유리로 마감한 덕분에 곳곳에서 햇살이 스며드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내부로 들어갈수록 개방감이 좋아진다. 도로변의 폐쇄적인 입면과 달리, 정원에 접한 입면은 활짝 열려있다. 정원의 풍경을 건물 안에서 고스란히 누릴 수 있도록 유리를 적극 사용했다. 여러 개의 잎사귀가 퍼져 나가는 녹화지붕의 중심부에서 꽃받침처럼 볼록한 유리뚜껑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아트리움이다. 입구를 통과한 방문자들이 가장 먼저 거치게 되는 인포메이션이 자리한 로비 한가운데에 있다. 자동개폐창이 달려 있는 아트리움은 일종의 자연환기구, 굴뚝이다. 창을 열면 더운 공기가 상승해 아트리움을 거쳐 밖으로 달아난다. 아트리움에 걸려 있는 둥근 알루미늄판은 태양광선을 흡수해 뜨겁게 몸체를 달궈서 공기대류를 일으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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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의 외부 공간. 식물원 호수와 연계된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 리거나 파티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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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형 벽체로 이뤄진 실내. 물결치는 천장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드 러내기 위해 벽의 윗부분은 유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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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건축 아이디어를 쏟아 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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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치듯 흐르는 나무천장이 아늑한 느낌을 선사한다.

실내는 중심부의 아트리움에서 양갈래로 동선이 뻗어나가는 구조다. 해설센터와 사무실, 도서관, 다목적실, 선물가게, 레스토랑 등10여개의공간들이자리한다. 공간을 구획하는 방식도 재미있다. 모든 벽들은 파티션처럼 서 있고, 지붕과 벽 사이공간은 유리로 막혀 있다. 이 벽들은 접거나 이동시킬 수 있는 가변형 벽체다. 결국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것은 벽이 아니라 지붕을 지나는 굵은 글루렘 보와 연결된 나무기둥, 철구조물들이다. 용도변경이나 시대변화에 대비하는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반두센 방문자센터의 숨은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건물은 넷제로 건축물을 목표로 에너지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용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지어졌다. 지열, 태양광, 태양열, 우수 활용을 위한 설비가 초기설계 단계에서 충실히 반영되어 가동 중이다. 지붕을 활용한 우수 집수 아이디어도 재미있다. 빗물이 경사진 지붕을 따라 자갈 덥인 땅으로 떨어져 집수관에 모이도록 설치해 놓았다. 일부러 멋스러운 경관을 연출 해놓은 줄 알았던 곳에 집수관이 숨어있는 것이다. 이처럼 반두센방문자센터는 식물원의 명성을 차치하고라도 건물 자체가 지닌 매력과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건축재료와 구조, 에너지설계에 이르기까지 미래세대를 위해 고민한 흔적과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이기도하다.